보수정당이 총선을 앞두고 청년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새로운보수당은 창당 과정에서 청년을 당 전면으로 내세우는 모습을 보이며 기존 정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한 달여 만에 황교안 대표가 청년들과 대화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은 “다음 달 5일 새보수당을 창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보수당은 19일 새보수당 건설을 위한 ‘젊은 제안’ 토론회를 열고 청년 위원들의 제안을 들었다. 유승민 새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여성과 청년의 눈을 가진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며 “비례대표는 어느 당이든 깜깜이였는데 우리는 다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은 “청년을 위한 정치라고 하면 생물학적 청년이 나서는 정치라고 보는데 청년을 잘 대변하는 정치가 중요하다”며 “우리 당은 청년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개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정당비전위에서는 ‘공정과 정의’, ‘기회의 사다리’, ‘청년자치’ 3개의 분과 영역을 나눠 청년들의 시각에서 새보수당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효원 ‘기회사다리 분과’ 부위원장은 “공천 과정에 있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준하는 기초 소양 검증 절차를 둬 최소한의 자질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자질이 부족한 사람은 공천에서 배제시키는 것을 제안한다”며 “새보수당은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통해 실력을 갖춘 후보자가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의 가치에 민감한 청년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 부위원장은 “계층간 이동이 자유로운 사회, 계층이 달라져도 괜찮은 사회가 돼야 한다”며 “대학 가지 않아도 잘살 수 있게 선취업 후진학이 보편화되는데 힘써달라”고 제언했다. 곽승민 ‘공정과 정의 분과’ 부위원장은 에서 불공정 신고센터 개설을 요청했다. 그는 “새보수당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의지를 보이면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무관심과 불신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의 정치 참여 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윤환 ‘청년자치 분과’ 부위원장은 “한국 정치에서 청년은 동원의 대상이었다”며 “당내에 청년자치조직을 만들어 청년들 스스로 대표를 선출하고 지도부를 구성해서 정당 안의 ‘젊은 정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청년자치조직이 청년 몫의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전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팀’ 발대식에 참석해 “나는 퍼펙트(완벽)한 청년 지도자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실수가 많았다”며 청년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에게 “‘꿈을 가지고 도전하라’, 이것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라고 하더라”라며 “여러분들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여러분들이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가 청년 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달 19일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청년 목소리를 듣겠다며 평일 오후 2시에 행사를 여느냐”는 참가자들의 비판에 직면한 뒤 약 한 달 만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