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中국가에 돌아선 홍콩팬들…‘축구전쟁’ 긴장의 관중석

입력 2019-12-19 10:56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안컵 경기에서 홍콩 탄준록이 슛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아컵)에서 중국이 홍콩을 상대로 첫 승리를 따내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중국은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홍콩과 대회 남자부 3차전 최종전에서 전반 7분 지샹의 헤딩 결승 골과 후반 26분 장시저의 추가 골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홍콩 쭈이왕킷(붉은색)과 중국 왕쯔밍이 공을 다투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장시저가 페널티킥을 차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 국가 ‘의용군 행진곡’이 나오자 홍콩응원단이 등을 돌린 모습. 연합뉴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 여파로 홍콩과 중국의 관계가 험악해진 가운데 열린 이날 경기는 축구전쟁을 방불케 했다. 홍콩 측 관중은 킥오프를 앞두고 중국 국가 ‘의용군 행진곡’이 울려 퍼지자 일제히 그라운드를 등지고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몇몇 관중은 두 손을 들어 손가락 욕설을 하는가 하면 영어로 “We are Hongkong(우리는 홍콩)”을 외치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홍콩 측 관중 150여명, 중국 측 관중 20여명이 모였다. 부산경찰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병력과 안전요원을 각각 300여명, 600여명 배치했다. 경찰은 양 팀 응원단이 충돌할 우려도 있어 이날 경기를 예의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장시저가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응원단이 정치적 문구나 행동을 검열하는 보안요원들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홍콩 응원단이 플래카드를 펼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홍콩 관중들은 관중석에서 ‘Hongkong is not China(홍콩은 중국이 아니다)’ ‘광복홍콩, 시대혁명(光復香港, 時代革命)’이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국내 경호 인력이 홍콩의 정치적 선전물을 막는 과정에서 홍콩 팬과 작은 몸싸움이 벌어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반면 30여 명의 중국 팬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설희 인턴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