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기적 일어나더라” 이세돌이 ‘맞바둑’ 2국을 맞는 자세

입력 2019-12-19 10:09 수정 2019-12-19 10:11
이세돌 9단이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 제1국에서 흑 92수만에 불계승을 거두고 인터뷰를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한돌의 두 번째 대결이 19일 열린다. 2국은 ‘호선’(互先)으로 진짜 실력을 가리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세돌은 이날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3번기 제2국에 나선다. 이번에 진행될 호선은 실력이 같은 사람들이 맞대결하는 바둑을 말한다.

18일 같은 곳에서 열린 1국은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당시 이세돌이 대국 전 흑돌 2개를 먼저 두는 배려를 받았다. 2점을 먼저 깔아도 한돌의 승산이 더 크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세돌은 예상을 뒤엎고 92수 만에 불계승으로 완승을 거뒀다.

1국을 통해 이세돌과 AI 한돌의 실력이 대등하다는 전제가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2국에서 이세돌은 돌을 미리 깔지 않고, 일반 인간 바둑기사들과의 대국처럼 맞바둑을 둔다.

이세돌 9단이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 제1국 모습을 기자회견장에서 화면으로 중계해 주고 있다. 연합뉴스

호선으로 치러지는 2국에서도 이세돌이 승리할 경우 3국은 다시 접바둑으로 진행된다. 단 이세돌이 우위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2점을 먼저 깔고 시작하는 건 한돌이다. 3국에서 이세돌이 패하더라도 둘의 최종 치수는 호선이 된다.

앞서 이세돌은 지난달 프로기사 은퇴 선언을 했다. 이번 대국은 이세돌의 은퇴 전 마지막 승부다. 그는 1국 승리 후 “호선으로 두는 2국은 솔직히 조금 힘들 것 같다. 승패보다는 마지막이니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최선을 다하면 종종 기적이 일어나지 않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돌은 NHN이 호선 위주로 개발한 토종 바둑 AI다. 접바둑은 이세돌 대국이 확정된 후 훈련했다. 한돌 측은 “1국 당시 버그는 없었다. 이세돌이 잘 한 것”이라며 “호선에서는 제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