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폰다 “트럼프는 아픈 사람… 분노보단 동정해야”

입력 2019-12-19 07:10
제인 폰다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전설적인 할리우드 배우이자 사회운동가인 제인 폰다(81)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처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아름답고 육감적인 기후운동가”들을 동원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분노보단 연민을 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AFP통신은 17일(현지시간) 폰다가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6년 대선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폰다는 “알다시피 나는 트럼프 같은 남자들을 잘 안다”며 “가장 아름답고, 육감적이고, 훌륭한 기후활동가 3~4명, 과학자 몇 명을 데리고 가서 트럼프를 만날 약속을 잡으려 했다. 파맬라 앤더슨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폰다는 “우리는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으려 했다”라고 웃으며 말한 뒤 “우리는 그를 만나서 ‘트럼프 대통령, 당신이 지구를 보호한다면 세계의 영웅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태어난 사람 중에 가장 중요한 인간이 될 수 있다, 가장 더 나은, 완벽한, 대단한, 큰, 거대한, 대단한 인간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폰다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에게 전화를 걸었고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에게 이 사안을 넘겼다고 말했다. 폰다는 계획을 들은 이방카가 웃었지만 면담을 성사시켜주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폰다는 배우로 명성을 쌓다 1970년대 이후 평화주의, 페미니즘 등 사회운동가로 변모했다. 최근에는 ‘파이어 드릴 프라이데이’(Fire Drilled Friday·FDF)을 이끌며 불복종 기후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매주 금요일 미국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을 무단 점거한 혐의로 수차례 경찰에 체포됐다. 폰다는 앞서 시민불복종 기후운동을 시작한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영향으로 매주 금요일 시위를 진행 중이다. 폰다는 자신의 생일이자 금요일인 오는 20일에도 의회에서 시위하고 체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폰다는 툰베리를 조롱하는 트럼트 대통령에 대해 “그는 분노보다는 연민을 받을 만하다”며 “그는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처럼(traumatized) 말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레타 같은 소녀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남자는 참으로 공허하고, 공감·감정이입이 결핍된 사람이니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정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