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당으로 돌아오면 물러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안 전 대표가 유승민계 의원들이 창당하는 새로운보수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손 대표가 안철수계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빠르면 1월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 대표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과 같이 하겠다고 의지 표명을 하고, 나에게 물러나라고 하면 좋다 물러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 전 대표가 돌아올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빠르면 1월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독일로 떠났고, 현재 미국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15일 안철수계 비례대표인 김삼화·신용현·김수민 의원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 이같은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계 의원들이 손 대표에게 “안 전 대표가 당에 복귀하고 물러나라고 요구하면 물러나겠느냐”고 물었고 손 대표는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고 답했다. 손 대표는 의원들에게 “당내에서 안 전 대표에게 거부감을 가지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같이 설득하겠다”고도 말했다.
손 대표는 “내가 이런 입장을 밝혔으니 안 전 대표가 답을 해야 할 차례”라며 “안 전 대표는 꽃가마에 타고 모든 게 정리되고 돌아올 생각은 하지 마라. 중요한 건 바른미래당과 함께하려는 의지 표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가 전화 통화를 하든지 필요하면 만나든지 해서 요구사항을 이야기해야 한다. 모든 걸 다 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김도식 전 비서실장 등을 통해 안 전 대표와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안철수계 비례대표인 이동섭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가 안 전 대표가 들어오면 물러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전권에서 물러나는 방안에 대해서는 “손 대표가 물러나더라도 모두 힘을 합쳐야 하니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주시거나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의 퇴진 선언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호남계 의원은 “안 전 대표와의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손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며 “안 전 대표가 돌아오지 않으면 물러나지 않겠다는 건가. 그건 여태까지 손 대표가 한 말과 다르다”라고 비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