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도입에도 한국인, 미국·일본보다 연 200시간은 더 일한다

입력 2019-12-18 16:41 수정 2019-12-18 17:11
실제 육아휴직 사용자는 100명 중 5명 불과


주52시간 근로제 도입에도 한국 임금근로자들은 미국과 일본보다 연간 200시간을 더 일하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가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 가능 근로자 100명 가운데 실제 육아휴직 사용자는 5명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9 일·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임금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1967시간이다. 1996시간 일했던 2017년보다 29시간 줄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보다 장시간 일하고 있다. 미국 임금근로자는 연간 1792시간, 일본은 1706시간, 영국은 1513시간, 독일은 1305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남성 43.9시간, 여성은 38.3시간으로 1년 전보다 1.3시간씩 줄었다.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근로시간도 171.2시간으로 전년 대비 2.1시간 감소했다. 근로시간 이외에 연장근로, 휴일 근로 등 초과근로시간도 9.5시간으로 전년보다 0.6시간 줄었다.

국민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인식도 차츰 달라지고 있다. 올해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일과 가정생활이 둘 다 비슷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4.2%로 ‘일이 우선이다’는 응답(42.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증가세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1만7662명으로 1년 전(1만2042명)보다 46.7%나 늘었다. 여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8만1537명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그러나 만 0~8세 자녀를 둔 육아휴직 사용 가능 근로자 가운데 육아휴직 사용률은 4.7%에 그쳤다.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1.9%, 남성은 1.2% 수준이다. 육아휴직 후 돌아온 직장에서 1년 이상 계속 다니는 근로자 비율은 79.1%였다.

올해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 여성은 169만9000명으로 15~54세 기혼여성 전체의 19.2%로 집계됐다. 경력단절 사유로는 육아가 38.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결혼(30.7%), 임신·출산(22.6%), 가족 돌봄(4.4%), 자녀교육(4.1%) 등이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