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물, 장거리미사일인 듯… 시기가 문제” 美 태평양공군사령관

입력 2019-12-18 13:55 수정 2019-12-18 16:1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11월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사진=조선중앙TV뉴시스

미국의 아시아지역 공군 사령관이 북한의 ‘성탄절 선물’이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외교 접근이 실패할 경우 ‘전략 폭격기’ 전개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북한이 자체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나온 발언은 미 정보당국의 분석에 기초한 것일 수 있어 주목된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이 워싱턴DC에서 열린 국방담당 기자들과의 조찬행사에서 “예상하기로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일종이 선물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북한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일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브라운 사령관은 “크리스마스 이브인지, 당일인지, 새해 이후인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브라운 사령관의 발언은 북한이 자체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미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 정보당국의 분석을 반영된 것일 수 있어 주목된다.

브라운 사령관은 다만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북한이) 자체 설정한 모라토리엄(유예)은 없어지고 아무것도 당장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발표는 하고 발사는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4월 21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있었지만, 핵실험 및 ICBM 중단은 유지해왔다.

브라운 사령관은 “우리(군)의 역할은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도 “외교적 노력이 무너지면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2017년에 했던 많은 것이 있어서 꽤 빨리 먼지를 털어내고 이용할 준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며 북·미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미군은 당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사상 처음으로 해병대의 최신·최첨단 전투기인 F-35B 라이트닝 II와 공군의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를 동시에 출격시켰다. 브라운 사령관의 발언은 미국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은 브라운 사령관이 ‘전략폭격기 B-1이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로 대응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나의 역할은 이 군사적 조언을 정리하는 것이고 우리의 지도부가 어떤 지렛대를 빼들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운 사령관이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준비 신호가 있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미사일) 발사대가 고정식일지 이동식일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