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MBC 사장이 18일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사장은 이날 MBC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연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결심을 밝히는 게 다소 이르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새 리더십을 위한 경쟁이 더 활력 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생각을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MBC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지난 2년간 여러분과 MBC 적폐를 청산하고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다. 청산은 이뤄졌지만, 콘텐츠를 재건하는 것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의 이 같은 불출마 선언은 MBC가 맞이한 경영 위기를 타개할 새 리더십을 찾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사프로그램 ‘PD수첩’ 등이 콘텐츠 신뢰도를 구축해나가고 있지만, 재정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MBC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400억원대 이르는 등 3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자 지난 8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상파 광고 시장의 위축 등으로 광고 매출액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최 사장은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여러분이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반드시 ‘콘텐츠 왕국 MBC’를 재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새 리더십이 구축될 때까지 조직을 안정되게 유지하고 콘텐츠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MBC PD 출신인 최 사장은 2012년 파업 당시 해직돼 독립언론 뉴스타파 프로듀서로 활동하다 2017년 12월부터 MBC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본래 임기는 이전 해임된 김장겸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까지였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아직 차기 사장 모집 일정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