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5명 죽인 태국 연쇄살인범 가석방 뒤 또 살인행각

입력 2019-12-18 11:37
'태국 잭 더 리퍼'로 악명을 떨친 연쇄 살인범 솜킴 뿜뿌엉. 연합뉴스

5명의 여성을 살해안 태국의 연쇄살인범이 가석방된 지 반년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도주했다. 태국인들은 사법 체계에 문제가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솜킷 뿜뿌엉은 지난 15일 콘깬주의 한 주택에서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솜킷은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이 여성에게 자신을 변호사라고 사칭해 환심을 산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으로 솜킷에게 살해된 여성은 6명으로 늘었다.

솜킷이 라오스 국경 쪽으로 도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그를 잡기 위해 5만 바트(약 200만원) 포상금을 걸었다.

솜킷은 2005년 1월 여성 한 명을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6월에만 여성 4명을 연쇄살해했다. 태국 언론은 잔인한 범행을 반복한 솜킷을 ‘태국판 잭 더 리퍼’라고 불렀다. 잭 더 리퍼는 1888년 영국에서 매춘부 5명을 잔인하게 살인한 연쇄 살인범으로 아직까지 진범이 누구인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애초 그는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됐지만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약 14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이후 지난 5월 국왕 대관식에 맞춰 모범수로 석방됐지만 이 같은 살인이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피살된 여성의 가족은 언론에 “더 나쁜 건 왜 태국 사법 체계가 이런 악인을 그렇게 쉽게 교도소에서 내보내느냐는 것”이라며 “사법 당국은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호소했다.

네티즌들도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솜킷은) 다섯 명을 죽였는데도 여전히 자유롭게 살 기회가 주어졌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두 번째 기회를 받을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두 번째 살인 사건을 저지른 뒤에는 사형을 당했어야만 했다”며 “이 나라의 물러터진 법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사건으로 인해 태국 교정 정책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나라스 교정국장은 “현재 교도소가 포화 상태”라며 “교도소장들은 수감자들을 사면을 통해서라도 교도소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법무부 장관에게 형 경감 체계를 점검해 이번과 같이 중범죄자가 교도소를 나가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키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