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 백록담, 내년부터 예약해야 간다

입력 2019-12-18 11:20 수정 2019-12-18 15:16
지난 8월 가을장마로 제주 한라산 백록담에 물이 들어차 있다.


내년부터 한라산 백록담에 가려면 관리소에 먼저 예약을 해야 한다. 제주도가 백록담으로 갈 수 있는 성판악·관음사 코스에 대해 탐방예약제를 시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8일 제주도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내년 2월부터 한라산 탐방로 5개 코스 중 백록담에 오를 수 있는 성판악, 관음사 2개 코스에 대해 예약제가 시범운영된다.

이에따라 2월 1일 이후 해당 코스를 통해 한라산을 오르려는 등반객들은 사전 예약이 필수적이다. 예약 가능 일은 입산일 최대 한 달 전이다. 코스별 1일 탐방 인원은 성판악 코스가 1000명, 관음사 코스가 500명이다.

그동안 제주에서는 자연훼손, 환경오염, 코스 주변 도로 정체 문제로 입산객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한라산 탐방객은 2015년 125만5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2016년 106만5000명, 2017년 100만1000명, 지난해 89만1800명 등으로 연평균 100만명 내외가 찾고 있다.

이 중 성판악 코스는 한라산 전체 탐방객의 상당수가 집중되면서 등반로가 과도하게 붐비고, 불법 주차한 차들로 주변 도로가 정체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해 시행한 ‘세계유산지구 등 탐방객 수용방안 및 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에서는 한라산 1일 적정 탐방객 수가 5개 탐방로를 모두 합쳐 3145명으로 조사됐다.

이번 탐방예약제는 당초 지난 10월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내년 2월부터로 늦춰졌다.

나머지 어리목, 영실, 돈내코 코스는 지금처럼 예약 없이 등반이 가능하다.

한라산은 해발고도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부의 백록담 분화구를 비롯해 영실기암의 가파른 암벽과 40여개의 오름으로 다양한 화산지형을 안고 있다. 특히 백록담은 화구의 동·서쪽이 각기 다른 암질로 구성된 매우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4000여종의 식물 중 절반에 가까운 종이 서식하고 있다. 정상부의 구상나무 숲은 세계 최대규모다. 한라산은 이러한 생물·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