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은 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선택했을까.
김광현은 그동안 뉴욕 메츠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카고 컵스 등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선택은 세인트루이스였다.
김광현은 16일(한국시간) 미국으로 출국해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곧바로 2년 800만 달러(약 93억4000만원)에 계약했다.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은 가장 큰 이유는 등판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김광현은 계약서에 40인 로스터 포함 여부를 계약 조건 1순위로 판단했고, 이를 세인트루이스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발 투수 보직은 양보한 것으로 예상된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김광현의 입단식에서 “(영입을 추진한)몇몇 선수들은 선발 보장만 고집했다”며 “우리는 좀 더 융통성이 있는 투수가 필요했고, 김광현이 이를 이해해줬다”고 말했다.
모젤리악 단장은 이어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보직을 두고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선발 자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래허티, 마일스 마이컬러스, 다코타 허드슨 등 1~3선발 투수가 모두 우완이다. 4~5선발 자리는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선발 보장은 하지 않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경쟁을 통해 선발 한 축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한 명문 팀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기회도 있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 소속이라 선발 등판 시 쉬어갈 수 있는 타이밍도 생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