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악플) 많다고 광화문(커뮤니티) 없애냐… 안티팬 끌어안아야”

입력 2019-12-18 04:00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가 가수 강다니엘의 일부 커뮤니티 폐쇄 요청에 말도 안 되는 요구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되는 이른바 악플이 있다고 해서 커뮤니티를 없앨 수 없다며 ‘시위가 많아고 광화문을 없애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안티팬을 품는 아량을 발휘해달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디시인사이드는 17일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헌법에 위배 되는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며 “갤러리(주제별 커뮤니티) 폐쇄 요청은 법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며, 디시인사이드는 문제가 되는 게시물이 있을 경우, 이용자의 신고 관리자들의 모니터링을 통해 24시간 삭제 및 차단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시인사이드는 3만 여 개의 갤러리에 다양한 성향과 의견을 가진 이용자들이 존재한다”며 “연예인 갤러리 역시 팬과 안티팬이 활동하고 있다. 특정 갤러리를 막는다고 하여 안티팬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이번 요청은 오히려 안티팬을 더욱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시인사이드는 악플로 인한 커뮤니티 폐쇄 요청을 “광화문에 시위가 많다고 광화문을 없애 달라고 하는 것”에 비유하면서 지난 20여년 동안 사이트를 운영하며 갤러리를 폐쇄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저희로서는 갤러리 폐쇄 요청보다는 팬들을 좀 더 끌어안을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앞서 강다니엘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디시인사이드 내 프로듀스101 시즌 2 갤러리 폐쇄 요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강다니엘의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율촌의 염용표 변호사는 “시즌 2 갤러리에는 현재 수백만 개의 게시물이 공개적으로 게시되어 있는데, 이 중 상당수의 게시물은 강다니엘을 비방하며, 그의 사회적 평가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명예훼손적 허위사실 등으로, 이는 정상적인 표현의 자유를 벗어나 매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불법 게시물에 해당한다”며 하루 수천, 수만개씩의 부적절한 게시물로 강다니엘이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염 변호사는 “저희는 이런 게시물도 강다니엘에 대한 관심의 일부로 생각하면서, 자발적으로 불법적인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기대했으나 다른 방법이 없어 결국 법적 수단에 호소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게시판 주제와 어긋나는 비방 목적의 악성 게시물 발견 시, 해당 게시물에 대한 삭제, 게시 중단, 접근 차단 등의 조치를 비롯하여 인터넷 게시판 폐쇄까지 요구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