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SS친위대장 무덤 훼손…“유골은 그대로”

입력 2019-12-17 15:55
12일 훼손된 것으로 알려진 나치 SS대장 하이드리히 무덤.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 경찰이 나치 친위대(SS) 대장이던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의 무덤이 파헤쳐진 것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B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베를린 중앙 인발리덴 공원묘지의 직원이 지난 12일 하이드리히의 무덤이 열린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다만 무덤 속 유골은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법상 무덤 훼손은 중대 모욕으로 간주해 기소될 수 있다. 2차대전 후 연합군은 나치 동조자들이 그들의 무덤을 추모 장소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 나치 대원 무덤에 따로 표시를 못 하도록 조치했다. 이런 이유로 하이드리히 무덤에도 별다른 표식은 없었다. 따라서 무덤을 훼손한 인물은 묘지 주인이 누구인지 사전에 알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이드리히는 과거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를 조직한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1942년 1월 베를린 반제 호숫가의 별장에서 소위 ‘반제 회의’를 주재했으며 여기서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유대인 인종청소를 지시한 ‘최종 해결’이 기획됐다.

‘도살자’라는 별명을 가진 하이드리히는 히틀러에게 ‘강철 심장을 가진 사나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그는 1942년 5월까지 보헤미아와 모라비아 지방에서 근무하다가 영국서 훈련받은 체코슬로바키아 요원들이 그가 탄 리무진을 공격했을 때 입은 상처로 숨졌다.

앞서 2000년 베를린 니콜라이 묘지에서도 좌파 단체가 나치 대원으로 알려진 호르스트 베셀의 무덤으로 주장하는 묘지를 파헤쳐 해골을 강물에 버렸다고 밝혔으나 현지 경찰은 무덤이 베셀 아버지의 것이고 유골도 그대로라고 해명했다. 1930년 암살된 베셀은 나치 당원가에도 나올 정도로 나치 지지자들에게 숭배를 받았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