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추락·346명 사망… 보잉 737맥스, 일시적 생산중단

입력 2019-12-17 14:40 수정 2019-12-17 17:27
미국 워싱턴주 렌튼에 있는 보잉 737 맥스 생산 시설에서 보잉 737 맥스 항공기가 16일(현지시간) 활주로에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년간 두 차례 추락사고로 346명의 사망자를 낸 여객기 ‘보잉 737맥스’의 생산이 일시 중단된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가 생산 중단을 결정한 것은 20여년 만이다.

로이터통신, CNN방송 등은 16일(현지시간) 보잉사는 성명을 내고 오는 1월부터 737맥스 기종을 일시적으로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잉사 경영진은 지난 15~6일 미국 시카고에서 이사회를 열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737맥스 생산중단 결정은 규제당국의 운항정지 조치는 언제 풀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생산되는 비행기를 보관할 공간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보잉사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앞서 737맥스의 운항 금지가 길어질 경우 생산 계획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재고물량을 우선 처리한 뒤 내년 초 일시적으로 737맥스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CNN은 현재 737맥스의 재고가 400대 이상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에티오피아 항공에서 운행되던 보잉 737맥스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각각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346명이 전원 사망했다. 연이은 참사에 전 세계 40여개국이 737맥스를 운행 정지했다. 보잉사는 운항 정지 이후에도 당국의 운항 재개 승인을 기다리며 737맥스를 한 달에 40대꼴로 생산해왔다.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자동항법장치 MCAS(조종특성향상시스템)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내년 1월쯤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11일 미국 스티브 딕슨 미 연방항공청(FAA) 청장이 CNBC에 “737맥스의 내년 운항 재개를 장담할 수 없다”며 “아직 수많은 절차가 남아 있고 이를 모두 완수돼야 한다”고 밝히자 보잉 측은 737맥스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생산 재개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규제당국의 승인 시기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와 업계 모두 내년 2월까지는 운항 재개 승인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미국 항공사들은 최소 내년 3월까지 737맥스를 비행 일정에서 뺐다.

보잉 측은 FAA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보잉사는 “안전을 위해 규제당국이 엄청나게 철저하고 견고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 과정에 협조하기 위해 온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요건이 충족되고 규제 당국의 모든 의문이 해소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737맥스 생산중단 발표 보도 이후 보잉사의 주가는 이날 장중 4% 이상 하락했다. 공식 발표 이후에는 0.67% 추가 하락했다. 미국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보잉사는 직원 해고 등의 우려에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