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열량 밥 한 공기 우습게 넘는데, 열량 표시는 미비

입력 2019-12-17 12:01

한국소비자원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소주·탁주·맥주 한 병의 열량이 밥 한 공기분을 훌쩍 뛰어넘는데도 열량과 영양성분이 표시된 제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주요 맥주·소주·탁주 총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영양성분 자율표시실태를 조사해 이같이 발표했다. 주종 1병(캔)당 평균열량은 맥주(500㎖ 기준)가 236kcal였고 소주(360㎖ 기준) 408kcal, 탁주(750㎖ 기준) 372kcal였다. 소주·탁주의 경우 쌀밥 한 공기분(200g) 열량(272kcal)을 초과했고 맥주도 열량이 높은 편이었다.

100g당 열량이 가장 높은 것은 맥주는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클래식으로 49.7kcal였다. 소주 중에서는 맥키스컴퍼니의 ‘이제 우린(119.7kcal)’과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118.6kca)이 가장 많았다.

조사대상 20개 제품 중 열량과 영양표시가 된 제품은 수입맥주인 하이네켄뿐이었다. 주류의 자율영양표시를 위한 가이드라인에는 소비자 정보제공 차원에서 영양성분을 표시하도록 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유럽연합(EU)은 2017년 주류의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국내 대형마트 수입맥주와 유럽·미국 내 마트 조사 결과 열량 및 영양표시가 된 제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며 “국내 제품도 열량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관계기관에 제도 개선 요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제품명에 ‘라이트’란 명칭을 사용한 국산 또는 수입 맥주가 다수 판매되고 있었지만, 국내제품의 경우엔 기준이 되는 열량 정보는 제공되지 않아 소비자가 열량을 얼마나 낮춘 제품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식품 등 표기 기준에 따르면 100㎖당 칼로리가 30kcal 이하인 맥주는 라이트 명칭이 사용할 수 있다.


자체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맥주 전 제품(10개)에서 잔류농약인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되지 않았다. 주종별 알코올 도수는 표시대비 맥주가 평균 0.1도, 소주는 평균 0.25도 낮고 탁주는 평균 0.1도 높았지만 관련 기준에는 적합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