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많은 곳 예의주시, 뭔가 진행중이면 실망할 것”

입력 2019-12-17 09:32 수정 2019-12-17 13:34
트럼프, 동창리 발사장 포함 북한 위험지역 모니터링 시사
트럼프, ‘예의주시하고 있다(watch)’ 5번 반복하며 신중한 스탠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무언가 진행 중이면 나는 실망할 것 would be disappointed)”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많은 곳을 실제로 매우 자세히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지켜보자”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가진 규제개혁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말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북한 관련 발언이 나왔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규제개혁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갖던 도중 북한 상황에 대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우리는 그것(북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만약 무언가가 진행 중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을 매우 자세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북한이 지난 8일과 14일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히며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데 따른 반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많은 곳’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미국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을 포함해 북한의 다른 위험 지역도 모니터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의주시하고 있다(watch)’는 말을 다섯 차례 반복했고, ‘지켜보고 있다(see)’는 단어를 두 차례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톤을 유지한 것은 북·미 대화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에 회동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을 통해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동시에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언가 진행 중이라면 처리할 것”이라고 밝히며 강경 대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8일 ‘중대 시험’ 첫 발표를 한 직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던 것보다는 수위를 낮췄다.

북한이 미국의 경고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ICBM 시험발사 재개나 핵실험에 손을 댈 경우 북·미 관계는 위험수위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면서 북·미 대화 국면이 조성될 수도 있다. ‘충돌이냐, 협상이냐’를 결정할 갈림길에 북·미가 서 있는 셈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