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두 기둥인 김광현(31)과 류현진(32)의 입지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김광현 영입을 노리는 팀들은 늘어나고, 류현진을 잡아야할 구단들은 압축되고 있다. 이제는 계약보다는 계약 조건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광현을 영입할 대상 구단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까지 등장했다.
세인트루이스는 3선발까진 완벽하게 갖췄다. 그러나 마이클 와카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뉴욕 메츠로 떠났고, 애덤 웨인라이트의 불펜 전환 가능성도 제기돼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다. 김광현이 충분히 입지를 다질 수 있는 팀이다.
더구나 세인트루이스는 2016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영입한 바 있다.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면, 구단에서 뛰는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2016년 당시 오승환은 1+1년 최대 1천100만달러에 계약한 바 있어 김광현은 이보다는 좋은 조건을 제시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적극적인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5년 전 이미 김광현을 영입하려 했던 팀이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연평균 1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고, 예상보다 낮은 대우를 하자 김광현은 SK 잔류를 택했다. 이밖에도 시카고 컵스 등도 김광현 영입전에 나설 태세여서 5년 전과 달리 메이저리그 입성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조건을 보면 비교 대상이 있다.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메릴 켈리, 조쉬 린드블럼이다.
2018년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켈리는 그해 시즌을 마친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기간 2년, 5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 시즌 MVP 린드블럼은 지난 1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계약에 합의했다. 3년간 보장금액 912만5000달러(약 107억원)고, 퍼포먼스 보너스를 합하면 최대 18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이다.
김광현이 빅리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린드블럼의 조건을 뛰어넘기는 힘들다. 계약 기간 또한 3년 보장은 쉽지 않다. 켈리와 린드블럼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류현진의 행선지도 점점 좁혀지고 있다. 게릿 콜을 비롯해 류현진을 앞서는 FA들의 행선지가 정해지면서 류현진의 몸값도 점점 뛸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 영입을 원하는 구단은 많다. 이중 LA 에인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원소속구단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최근 자주 거론된다.
ESPN은 “토론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류현진 영입을 목표로 정했지만, 실제 토론토는 최근 10년 동안 단 한 차례만 FA 선수에게 4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류현진이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로스앤젤레스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SPN은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취재진에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협상했다’고 밝혔지만, 류현진은 한국 취재진에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도 전했다.
반대로 MLB닷컴은 다저스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MLB닷컴은 “토론토가 진지하게 류현진에게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코리 클루버와 매디슨 범가너가 계약을 끝낸 터라, 다저스도 류현진에게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