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대회 과정에서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민주당 의원과 정의당 당직자 및 당원들에게 욕설을 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국회 후문을 통해 차량에 탑승하려던 중 한국당 당원과 극우단체 회원 10여명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을 당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영표 의원도 이날 오후 본청으로 향하던 중 한국당 지지자들에 포위돼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백주대낮에 벌어진 정치테러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며 “폭도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는 한국당 집회 참석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은 설 의원과 국민에게 무릎 꿇어 사죄해야 한다”며 “경찰은 이번 정치테러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행위자를 철저히 처벌해 다시는 이런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은 국회의장과 국회 사무총장에게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황 대표는 무력충돌 시위 현장을 보고 ‘애국시민의 승리’라며 환호했는데 이성을 잃은 것이 분명하다”며 “오늘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든 것에 대해 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은 국민과 국회 구성원 모두에게 사과하길 바란다. 또한 내년도 총선에서 국민의 따가운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자당 국회의원을 향한 물리력 행사를 정치테러로 규정하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처벌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당도 한국당 집회 참석자들이 정의당 당직자와 당원들을 폭행했다며 향후 법적으로 고소·고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구체적인 피해 사실과 영상자료를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한 청년 당원은 따귀를 맞았고, 누군가는 머리채를 붙잡혔다. 이들은 당원들에게 욕설을 장시간 퍼부었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며 “정의당 농성장의 기물 파손 시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런 상황을 일으킨 데 가장 큰 책임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며 “다시는 이런 극우세력의 불법적인 난동이 벌어지지 않도록 오늘 일에 대한 경찰의 엄정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