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여고 악취 미스터리 과학실 때문(?)… 시민단체 발표

입력 2019-12-16 17:46
경상여고 악취 사고. 연합뉴스

지역 시민단체가 대구 경상여고 악취 사고가 부실한 과학실 관리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아직 확정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조사 내용을 발표한 것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저해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은 16일 지난 9월 2일 대구 북구 경상여고에서 발생한 악취 사고와 관련해 “악취가 강당 2층에서만 발생한 것은 공장에서 나온 오염원보다 학교 자체에서 발생한 유해 물질이 더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며 “사고 당일 기상 조건에서 3층 과학실 시약장에서 나온 악취가 강당 출입문과 창문 등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공장 악취가 원인이라면 사고가 발생한 강당 2층뿐만 아니라 공장 인근 주민들도 고통을 호소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주변 공장 저농도 악취가 강당 등에 유입된 상태에서 과학실 고농도 악취와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구안실련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과학실 안전관리 기준 조례 제정, 과학실 안전관리 실태조사와 개선조치, 매뉴얼 제정 등을 요구했다.

대구안실련 측은 “대구시 주관 전문가 조사위원회 결과 발표가 늦어져 시민 알 권리 차원에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측은 비공개로 진행되어 온 합동조사단 논의사항을 위원회에 참여한 시민단체에서 대구시의 최종 결과 발표에 앞서 미리 공개한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결과 발표가 늦어져 시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발표한 것이 이해는 되지만 공단지역에 위치해 있어 오랫동안 유해가스로부터 고통받아온 경상여고 학생과 교직원들의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근본적인 해결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2일 경상여고 강당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발생해 학생 등 7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대구시와 북구, 대구시교육청 등은 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벌였지만 명확한 원인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