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의 소속팀과 연봉은 어떻게 될까.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에이스급 투수들이 둥지를 틀었지만 류현진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류현진과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따낼 것으로 예측되던 좌완 FA 매디슨 범가너(30)의 행선지도 정해졌다. 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범가너가 5년간 8500만 달러(약 996억원·연평균 1700만 달러)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FA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로써 FA 시장에 남은 에이스급 선발 투수는 2019시즌 평균자책점 1위 류현진(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과 좌완 댈러스 카이클만 남게 됐다. 카이클은 올 시즌 중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합류해 19경기에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압도적으로 앞서는 성적이다. 아직 상급 선발을 찾지 못한 팀들에게 류현진은 가장 좋은 수다. 선택권이 크게 줄어든 만큼 다수 구단이 류현진 쟁탈 경쟁에 합류할 경우 그의 몸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게 된다.
그런데 범가너의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다소 낮다는 점이 변수다. MLB닷컴의 FA 순위에서 범가너는 류현진(7위)보다 두 단계 높은 5위에 오른 바 있다. 기존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지구 라이벌 LA 다저스 등 다수 팀들이 그를 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1억 달러를 넘는 수준의 계약이 예상됐지만 이를 넘기지는 못했다.
범가너의 가격을 낮춘 것은 내구성이다. 2011년부터 6년 연속 200이닝을 넘기고 2014년에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할 만큼 철완으로 알려졌던 범가너지만 2017년과 지난해 도합 240⅔이닝 소화에 그쳤다. 그나마 FA 자격을 얻기 직전인 올 시즌 207⅔이닝(9승 9패)을 던지며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데뷔 후 최악인 3.90의 평균자책점으로 또 하나의 의문부호를 남겼다. 류현진도 2015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단 213⅔이닝만 던진 부상 경력을 안고 있는 선수다.
같은 날 변수가 또 발생했다. 류현진의 행선지 후보 중 하나로 꼽히던 텍사스 레인저스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빅딜을 통해 사이영상 2회 수상자 코리 클루버를 손에 넣었다. 다만 범가너와 클루버를 모두 놓친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집중할 가능성도 있어 이 트레이드가 류현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