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 초과 주택 매매비중 사상 첫 4% 돌파

입력 2019-12-16 18:00

올해 전국에서 거래된 주택 중 9억원 초과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주택 거래 비중이 늘어났다는 건 정부규제와 시장 급등 추세에 발맞춰 가격대가 높은 서울·수도권 시장을 중심으로 한 투자 경향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직방이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공개된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아파트의 매매가격대별 거래를 분석한 결과 2019년 주택 거래비중은 9억원 초과~14억원 이하가 2.7%, 14억원 초과 1.7%로 확인됐다. 두 가격 구간의 거래비중 총합은 4.4%로 2006년 실거래가 공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14억 초과 주택의 거래량은 1만468건으로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9억원 초과~14억원 이하 매매거래는 2017년 1만9921건 이후 거래량은 줄어들면서 2019년 1만6824건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8.8억으로 9억에 육박한 가운데 이들 거래 대다수는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내 서울·경기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은 세부수치로도 확인된다. 9억원 초과 거래 지역별 분석에서도 9억원 초과 주택 중 서울소재 주택의 거래 비중은 2015년 65.7%에서 2019년 72.3%로 6.6%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서울·경기 외 지역은 2015년 18.9%에서 2019년 11.2%로 7.7%포인트 감소했다. 가격 및 시세는 물론 거래량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확인된다.

직방 관계자는 “첫째 9억원 초과의 고가 주택 거래시장의 확대, 둘째 단독다가구 주택 거래시장이 위축되면서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시장이 형성, 셋째 서울 중심의 거래시장 형성”을 원인으로 꼽았다. 9억원 초과 주택매매 거래시장 규모는 커진 반면 거래된 주택의 유형은 아파트로 집중되고, 지역은 서울과 인근 경지지역으로 축소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또한 아파트 중심의 거래시장 형성으로 원룸 등의 임대수익보다는 시세차익 목적의 투자성향이 강화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결국 유동자금이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 또는 일부 지방광역시 등 정밀·집중 투자되면서 시장 내 수요 다양성 보다는 획일화된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다주택자들을 타깃으로 압박을 이어가면서 과세 부담과 임대수익 리스크를 안고가기 보다 호재 지역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식으로 투자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