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아픔 간직한 피해목, 자원으로 재탄생한다

입력 2019-12-16 14:52
강원도와 한국동서발전, 신영이앤피는 오는 18일 동해안 산불 피해목을 자원화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사진은 지난 4월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를 입은 나무를 벌채하는 모습이다. 고성군 제공

지난 4월 발생한 동해안 산불의 아픔을 간직한 산불 피해 나무가 자원으로 재탄생한다.

강원도는 18일 강원도청에서 한국동서발전, 신영이앤피와 함께 ‘동해안 산불 피해목 자원화 및 기업 숲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에 따라 전국 최대 목재 펠릿 생산 업체인 신영이앤피는 산불 피해목을 수집해 목재 펠릿을 만들어 국내 발전사에 납품하는 등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 자원화를 추진한다. 목재 펠릿은 화학물질이나 유해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목재를 압축·성형해 만든 신재생에너지다. 미세먼지 발생량은 LNG와 비슷하고, 무연탄의 44분의 1, 유연탄의 16분의 1 수준으로 최근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정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신영이앤피가 만든 목재 펠릿을 발전용으로 우선 매수하고, 산불피해 지역에 사회 공헌형 기업 숲을 조성한다. 도는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벌채 신고 간소화, 나무 부산물 위치 정보 제공 등 행정적인 지원을 한다.

또한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신영이앤피는 도내 목재산업 활성화를 위해 13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도내에 목재 펠릿 공장을 설립한다. 공장 설립 후 연간 50만t의 나무 부산물을 수집해 30만t의 목재 펠릿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공장 설립 시 신규일자리 창출 100명, 간접 일자리 창출 800명 등 900명의 산림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펠릿 공장이 들어서면 산불 피해목뿐만 아니라 일반 벌채와 숲 가꾸기 사업 등을 통해 발생하는 나무 부산물을 모두 수거해 자원화한다. 그동안 산불 피해목 등은 벌채 후 산에 그대로 방치돼 산불 발생과 대형화재의 원인이 돼 왔다. 그러나 산불 피해목 등을 전량 수거함에 따라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산주는 버려지던 나무 부산물을 업체에 판매하면서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피해나무 조사를 통해 사용할 가치가 남은 나무는 건축용 등 목재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펠릿으로 활용하게 된다”며 “그동안 목재로서 가치가 없어서 버려지던 산불 피해목 등이 자원으로 탈바꿈하는 등 강원도 목재산업 육성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4~6일 속초와 고성, 동해, 인제, 강릉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산림 2832㏊가 잿더미로 변했으며 고성, 속초에서 사망자 2명과 128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고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