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발생한 동해안 산불의 아픔을 간직한 산불 피해 나무가 자원으로 재탄생한다.
강원도는 18일 강원도청에서 한국동서발전, 신영이앤피와 함께 ‘동해안 산불 피해목 자원화 및 기업 숲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에 따라 전국 최대 목재 펠릿 생산 업체인 신영이앤피는 산불 피해목을 수집해 목재 펠릿을 만들어 국내 발전사에 납품하는 등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 자원화를 추진한다. 목재 펠릿은 화학물질이나 유해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목재를 압축·성형해 만든 신재생에너지다. 미세먼지 발생량은 LNG와 비슷하고, 무연탄의 44분의 1, 유연탄의 16분의 1 수준으로 최근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정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신영이앤피가 만든 목재 펠릿을 발전용으로 우선 매수하고, 산불피해 지역에 사회 공헌형 기업 숲을 조성한다. 도는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벌채 신고 간소화, 나무 부산물 위치 정보 제공 등 행정적인 지원을 한다.
또한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신영이앤피는 도내 목재산업 활성화를 위해 13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도내에 목재 펠릿 공장을 설립한다. 공장 설립 후 연간 50만t의 나무 부산물을 수집해 30만t의 목재 펠릿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공장 설립 시 신규일자리 창출 100명, 간접 일자리 창출 800명 등 900명의 산림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펠릿 공장이 들어서면 산불 피해목뿐만 아니라 일반 벌채와 숲 가꾸기 사업 등을 통해 발생하는 나무 부산물을 모두 수거해 자원화한다. 그동안 산불 피해목 등은 벌채 후 산에 그대로 방치돼 산불 발생과 대형화재의 원인이 돼 왔다. 그러나 산불 피해목 등을 전량 수거함에 따라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산주는 버려지던 나무 부산물을 업체에 판매하면서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피해나무 조사를 통해 사용할 가치가 남은 나무는 건축용 등 목재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펠릿으로 활용하게 된다”며 “그동안 목재로서 가치가 없어서 버려지던 산불 피해목 등이 자원으로 탈바꿈하는 등 강원도 목재산업 육성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4~6일 속초와 고성, 동해, 인제, 강릉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산림 2832㏊가 잿더미로 변했으며 고성, 속초에서 사망자 2명과 128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고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