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차량 덮친 건물…‘불의고리’ 필리핀 6.8 강진 현장

입력 2019-12-16 09:51
필리핀 다바오주 파다다 지역에서 무너진 3층짜리 시장 건물. 연합뉴스

지난 10월 강진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필리핀 남부에서 6.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본진 이후에도 규모 5.8에 달하는 여진이 발생해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5일 오후 2시11분쯤(현지시간) 인구 120만명이 넘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다바오주에서 서남쪽으로 61km 떨어진 곳에서 강진이 일어났다. 진원의 깊이는 28.2km로 관측됐다.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4명, 부상자는 62명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사망자 중 1명은 6세 여아로 지진 당시 벽이 무너져 잔해에 깔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3명은 진앙과 가까운 파다다에서 3층짜리 시장 건물이 붕괴하면서 숨졌다.

붕괴한 건물에서 6명이 구조됐지만 몇 명인지 알려지지 않은 시민들이 무너진 건물 안에 갇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막사이사이 지역에서도 지진으로 인해 최소 14명이 부상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필리핀 파다다 지역에서 무너진 건물에 차량이 깔린 모습. 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건물이 무너져 차량을 덮친 모습이 담긴 파다다 현지 사진을 보도했다.

또 다바오에서는 강력한 진동을 느낀 주민들이 공포에 질린 채 쇼핑몰과 주택 등 건물 밖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진동으로 인해 전깃줄이 흔들리고 불꽃이 튀는 장면이 트위터에 올라오기도 했다.

15일 필리핀 제너럴산토스시티의 한 호텔의 수영장 물이 강진의 충격으로 출렁이고 있다. 연합뉴스

마타나오 지역 책임자는 dpa 통신에 “오늘 지진은 지난달 지진보다 더 강력했다”면서 “거대한 롤러가 땅 아래로 지나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도망갈 수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직 정확한 피해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필리핀화산지진학연구소(Phivolcs)에 따르면 본진 이후에도 최대 규모 5.8에 달하는 강한 여진이 80여 차례나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아직 건물에 갇혀 구조되지 못한 사람들이 여럿 있고, 여진이 계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10월과 11월 만다나오 지역에서는 4차례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 2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필리핀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자리 잡고 있어 연중 크고 작은 지진이 잦다. 2013년 10월에는 필리핀 중부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일어나 220명이 숨졌고, 1990년 7월에는 루손섬 북부에서 7.8의 강진이 발생해 약 2400명이 사망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