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밀워키 벅스는 리그 최강의 포워드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내세워 동부 콘퍼런스의 지배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폭풍같은 여름을 보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또한 승승장구 중이다.
필라델피아는 15일(한국시간) 현재 20승 7패로 밀워키에 이어 미국프로농구(NBA) 동부 콘퍼런스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한달 여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경기력을 보인 밀워키에 가려졌지만 최근 5연승에 10경기 9승 1패로 밀워키에 버금가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는 수억 달러의 돈을 투자했다. 직전 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 중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출신의 지미 버틀러(마이애미 히트)는 내보내고 LA 클리퍼스에서 데려온 토바이어스 해리스와는 5년간 1억 80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또 보스턴 셀틱스 출신의 수준급 빅맨 알 호포드도 4년간 1억 9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뿐만 아니라 애지중지하는 올스타 포인트가드 벤 시몬스와도 5년 1억 700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맺었다.
한때 ‘리빌딩’을 선언하고 선수단의 계약 규모를 짧게 가져갔던 필라델피아가 이같은 오프시즌을 보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필라델피아는 2017년 10월 천재적인 센스를 가졌다는 센터 조엘 엠비드와 2018-2019시즌부터 시작되는 5년 1억 48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여기에 엠비드를 보좌할 세 명의 선수들과 고연봉에 장기계약을 맺으면서 올 시즌 포함 네 시즌 이상 유지될 선발 명단을 확정지은 것이다.
현재까지는 필라델피아의 결단이 틀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에도 11승 6패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더욱 훌륭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무려 18연승을 달리고 있는 동부 1위 밀워키와도 4경기차로 가시권이다. 재능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엠비드(경기당 평균 22.8득점 12.3리바운드)와 시몬스(14.1득점 6.8리바운드 8.4어시스트) 듀오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해리스(19.8득점 7리바운드)의 시너지가 점차 나오고 있다. 호포드(13.8득점 6.8리바운드)가 최근 무릎 부상으로 결장중인 것이 옥에 티다.
여기에 밀워키의 독주에 변수가 발생했다. 밀워키는 15일 주전 포인트가드 에릭 블렛소(15득점 4.9리바운드 5.7어시스트)가 종아리 골절로 최소 2주 이상 결장한다고 발표했다. 아데토쿤보의 리딩 부담을 줄여주던 그의 부상은 뼈아프다. 블렛소는 필라델피아와 밀워키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26일 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할 전망이다. 블렛소가 나서지 못하는 동안 필라델피아가 밀워키와의 경기차를 어느 정도까지 줄여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