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주도하는 새로운보수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고심에 빠졌다. 이들은 바른미래당 내에서의 재편과 탈당 후 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은 채 안 전 대표의 거취 표명을 주목하고 있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은 안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히면 바른미래당 탈당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안철수계 비례대표인 이동섭 의원은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이번 달 말에 지침을 줄 것”이라며 “저희는 안 전 대표의 지침이 있어야 움직이는 거니까 탈당을 고려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 사이에서는 안 전 대표가 따로 신당을 만드는 것과 바른미래당 내 재편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대표를 포함한 당권파 측에서는 안 전 대표와 안철수계 비례대표들이 함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새보수당에 참여하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탈당한 이후에 당명을 포함한 전면적 개편을 고려하고 있다. 손 대표도 당의 전면적 개편을 위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유력인사와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호남계 의원들은 당 재편을 위해 손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맞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동섭 의원은 ‘손 대표와 함께할 수 있냐’는 질문에 “손 대표가 명예롭게 물러나면 정계 개편이 되면서 안 전 대표가 부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앞서 측근인 김도식 비서실장을 통해 새보수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 13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변혁 신당(새보수당)과 관련해 안 전 대표가 참여할 여건이 안된다고 분명히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한 안철수계 의원은 “당명에 보수를 못 박는 건 안철수의 이념과는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거취 표명에 대해 “한국에서 안 전 대표를 기다리고 요청하는 분이 많아서 곧 연구활동을 계속할 지에 대한 전망을 밝힐 것”이라며 “안 전 대표 본인이 정치를 바꾸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복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