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분노 쌓인 한국 여자들…울분지수, 20·30 여성 가장 높다

입력 2019-12-15 17:47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여성들의 우울·분노 등 울분 지수가 남성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한국 여성 10명 중 8명이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성인남녀 5000명(청년세대 2000명, 기성세대 3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청년 관점의 젠더갈등 진단과 포용 국가를 위한 정책 대응방안 연구:공정 인식에 대한 젠더 분석’에 따르면 성인남녀의 ‘울분’ 척도는 4점 만점에 2.64점이었다.

울분 척도는 우울이나 불행, 분노, 억울, 부당함 등에 대한 감정 경험을 나타낸다. 이중 여성의 울분 척도는 2.73점으로 남성(2.56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울분 지수를 보였다.

울분 척도가 가장 높은 집단은 20~30대 여성청년(2.79점)이었다. 반면 청년 남성은 2.53으로 울분 척도가 가장 낮았다.

남녀 간 격차가 가장 큰 항목은 ‘범죄피해에 대한 불안’이었다. 청년 여성은 범죄피해 불안 지표가 2.66점이었으나 청년 남성은 1.74점에 그쳐 큰 격차를 보였다. 40대 이상의 기성세대 역시 여성 2.23점, 남성 1.78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년 관점의 젠더갈등 진단과 포용국가를 위한 정책 대응방안 연구'. 뉴시스

성별 임금 불평등 문제를 바라보는 남녀 간 인식 차도 컸다. 소득 및 임금 격차에서 성별에 따른 격차가 부당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청년 여성 82.8%, 기성 여성 85.6%였다. 반면 청년 남성은 42.7%, 기성 남성은 66.5%에 불과했다.

한국을 떠나고 싶냐는 질문에 청년 여성의 79.1%, 기성 여성의 64.6%가 그렇다고 답했다. 청년 남성은 72.1%, 기성 남성은 66.0%가 동의했다.

이에 연구진은 “세대를 불문하고 여성들은 격차가 부당하다는 인식과 차별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남성보다 강하고 청년 여성들의 범죄피해 불안을 매개로 문제의식이 강해져 세대별 성차는 청년세대에서 더욱 커졌다”며 “갈등의 분할선으로 성별이 아니라 불평등의 구성 원리로서 젠더를 이해할 수 있는 담론 확산과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