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美, 아프간 주둔 미군 4000명 철수 곧 발표”

입력 2019-12-15 17:22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하르주 코그야니에서 지난 2015년 8월12일 다국적 연합군 소속 미군들 위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 헬기가 기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4000명을 철수한다는 계획을 이르면 다음 주 초 발표한다고 미국 NBC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2001년부터 아프간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NBC는 전·현직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병력 4000명 철수가 몇 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철수 시작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9월 중단됐던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은 지난 7일 3개월 만에 재개됐다가 11일 미군기지를 겨냥한 탈레반의 자살테러 공격으로 다시 멈춰선 상황이다. 당시 테러로 아프간 시민 2명이 숨졌고 군인 등 70여명이 다쳤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규모는 1만2000∼1만3000명으로, 교대할 때가 된 미군이 본국으로 귀환하더라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감축이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추수감사절을 맞아 아프가니스탄 미군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현지 주둔 미군 병력 규모를 86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축소 계획은 미국이 18년간 치러온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숨기고 있다는 폭로가 나온 와중에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9일 연방당국이 아프간전 평가 목적으로 생산한 2000여쪽 분량의 기밀문서를 확보해 아프간전의 결말이 비관적일 것이라는 고위 당국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해당 문서에는 장군과 외교관, 구호단체 활동가, 아프간 당국자 등 400여명의 인터뷰가 실렸고, 이들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고백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군이 철수하면 수니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무장 반군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해 서남아시아와 중동의 정정 불안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