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언제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북한이 SLBM 발사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열려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다만 SLBM 수중 시험발사대 인근에서 별다른 이상 활동이 포착되지 않은 점을 미뤄 발사가 임박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 기고문에서 “북한 서해안의 남포 해군 조선소에 위치한 SLBM용 수중 발사대 바지선은 언제라도 시험발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와 버뮤데즈 연구원은 최근 수개월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토대로 지난 2일 남포 해군 조선소의 바지선에서 경미한 활동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지선에서 유사한 활동이 포착됐던 것은 지난 9월이었으며 10~11월 사이에는 아무런 활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남포 조선소의 지난 2일자 위성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을 보면 바지선 위에 설치된 그물이 걷혀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주변에 작은 트럭과 소수의 인원도 포착됐다. 바지선 맞은편에는 함대지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 경비정이 수리를 받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차 석좌와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의 SLBM 추가 시험발사가 임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바지선의 모습을 봤을 때 SLBM 발사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바지선이 즉각 사용 가능한 상태라는 점에서 북한이 2주 남짓 남은 연말 시한 안에 SLBM 능력을 보여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수차례 SLBM 시험발사를 실시해왔다. SLBM은 은밀히 미국 본토를 기습 타격할 수 있어 북한은 ICBM과 더불어 SLBM 개발에 함께 공을 들여왔다. 미군 역시 북한이 SLBM을 실전 배치할 경우 미 본토에 직접적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복수의 SLBM 발사관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했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동해에서 최신형 SLBM인 ‘북극성 3형’을 시험 발사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