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단장 겸 선수로 출전한 2019 프레지던츠컵에서 통산 최다승을 달성하고 조국의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어니 엘스(50·남아프리카공화국) 단장의 지휘를 받은 비유럽 세계연합은 사흘 내내 주도권을 잡고도 마지막 날에 살아난 미국의 기세에 눌려 21년 만의 우승 탈환이 좌절됐다.
미국은 15일 호주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최종전 싱글 매치에서 6승 4무 2패로 세계연합을 제압했다. 하루 전까지 8-10으로 뒤처졌던 승부를 이날 16대 14로 뒤집고 우승했다.
1994년에 출범해 격년으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8회 연속이자 통산 11번째 우승(1무 1패)을 거뒀다. 세계연합의 유일한 승리는 1998년 호주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이제 세계연합이 미국과 승부의 균형을 맞추려면 20년을 연속으로 이겨야 한다.
우즈는 처음으로 단장을 맡아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3전 전승을 거둬 미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프레지던츠컵 통산 개인 최다승(27승)도 달성했다. 당초 이 기록 보유자는 필 미켈슨(26승·미국)이었다. 우즈는 프로 경력 24년차인 올해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82승·타이기록)에 이어 프레지던츠컵 최다승까지 거머쥐는 겹경사를 맞았다.
12명씩으로 구성된 미국과 세계연합의 선수 간 일대일 맞대결인 싱글 매치는 프레지던츠컵의 클라이맥스다. 선수 한 명의 기량만 놓고 보면 세계연합을 압도하는 미국은 예상대로 싱글 매치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 시작은 우즈였다. 싱글 매치에서 미국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서 버디 7개를 쓸어 담고 아브라함 앤서(멕시코)를 3홀 차로 제압했다. 멕시코 국적으로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전날까지 3승 1무로 선전한 앤서는 이날 ‘황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즈는 16번 홀(파4)에서 6m짜리 버디 퍼트를 잡아 앤서의 추격을 뿌리쳤다.
우즈의 기선제압은 미국의 연승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매트 쿠처가 루이스 우스투이젠(남아공)과 비겨 승점 0.5점씩을 나눠 갖고 15.5-13.5로 앞선 11번째 승부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세계연합에서 승리한 선수는 임성재와 캐머런 스미스(호주)뿐이었다. 임성재는 올해 US오픈 챔피언인 개리 우드랜드(미국)에게 4홀 차 완승을 거뒀다. 세계연합에 처음 차출된 임성재 3승 1무 1패의 맹활약을 펼쳐 국제무대에서 손색없는 기량을 확인했다. 임성재와 함께 출전한 ‘한국인 듀오’ 안병훈은 이번 대회에서 1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