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국제고 경쟁률…서울은 줄고, 전국단위는 늘고

입력 2019-12-13 18:02
전국외국어고교 교장 및 학부모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정부의 외고 등의 일반고 전환 정책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입시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경쟁률이 상승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11일 진행된 2020학년도 교육감 선발 후기고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후기고와 외고·국제고·자사고에 모두 지원한 중복지원자는 총 1만1261명으로 지난해 1만2259명보다 998명(8.1%)이 줄었다.

시교육청은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를 지원하면 학군 내 일반고 2곳에 지원 가능토록 하고 있다. 중복지원자는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 지원자를 뜻한다.

일반전형 기준 2020학년도 서울 자사고의 경쟁률은 1.19대 1로 지난해 1.30대 1보다 떨어졌다. 외고(6개교)의 경우 지난해 1.75대 1이었던 경쟁률이 올해 1.63대 1로, 국제고는 3.30대 1에서 2.54대 1로 내려갔다.

입시업계는 교육부의 일반고 전환 방침에 자사고와 특목고의 폐지를 추진하는 분위기, 학령인구 감소 등이 맞물려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지역 외고의 경쟁률은 2015년 2.51대 1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재지정 평가 지정 취소 등으로 소란스러웠던 자사고는 내년부터 경문고가 일반고로 전환돼 전체 정원이 줄었는데도 평균 경쟁률은 떨어졌다. 정원 미달 학교도 늘었다. 서울 21개 자사고 중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 미달 학교는 지난해 4곳에 그쳤지만, 올해는 7곳으로 늘었다.

그러나 시교육청 발표와 별개로 하나고, 광양제철고, 김천고, 민족사관고, 북일고, 상산고, 인천하늘고, 포항제철고 등 전국단위 자사고 8곳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올랐다. 지난해 1.43대 1이었던 경쟁률은 올해 1.53대 1로 상승했다. 전국단위 자사고 8곳 중 6곳의 경쟁률이 올랐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우수한 면학 분위기와 양호한 입시 실적, 전국 단위 선발 효과 등의 영향으로 전국 단위에서 중학교 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이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의 정시 확대 결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시교육청이 밝힌 올해 후기고 신입생 지원자는 총 5만9059명이었다. 지난해 6만1223명보다 2164명(3.5%) 줄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교 입학 대상자의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교육감 선발 후기고 합격자는 내년 1월 9일 결정된다. 학교 배정 최종 결과는 같은 달 29일 발표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