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야! 응급차 불러 줘!” 음성인식서비스로 목숨 건진 남성

입력 2019-12-14 09:00
당시 사고 현장. CNN 캡처

미국에서 물에 빠진 한 남성이 애플의 음성인식서비스 ‘시리’(Siri)로 구조대원을 불러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

12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아이오와 주의 한 대학에 다니는 가엘 살세도(18)는 차를 몰고 등교하던 중 차가 도로에 떨어진 얼음 덩어리를 밟고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가엘의 차는 휘청이다 도로를 이탈해 결국 길옆의 강에 빠지고 말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강물이 차체를 집어삼킨 뒤였다. 12월의 차가운 물은 곧 가엘의 허리춤까지 차올랐고 차는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 차 안에서 버티다간 저체온증으로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차 밖으로 나갔다간 급류에 휩쓸릴 위험이 있었다.

구조 요청이 시급했지만 그는 스마트폰을 찾을 수 없었다. 추락 당시 충격으로 휴대전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때 가엘의 머릿속에 애플의 음성인식서비스 ‘시리’가 떠올랐다. 아이폰은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여러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것이다.

가엘은 큰 소리로 “시리! 911에 전화해!”라고 소리쳤고 아이폰은 이를 인식해 인근 소방대에 전화를 걸었다. 소방대는 현장에 곧바로 출동했고 가엘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차와 함께 물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스마트폰으로 신고하고 싶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때 ‘시리’를 떠올렸다”면서 “시리가 신고 전화를 건 뒤 구조대를 기다리는 동안 내 손과 다리는 감각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얼어붙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