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잇고’ 없는 ‘겨울왕국2’, 싱어롱에 관심 쏠리는 이유

입력 2019-12-13 11:50 수정 2019-12-13 11:56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겨울왕국2’가 개봉 22일째에도 박스오피스 1위로 화제 몰이 중인 가운데 노래를 따라 부르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싱어롱 상영이 시작된다. 물론 2013년 1편 개봉 당시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던 곡 ‘렛잇고’는 없다. 그러나 사운드트랙이 전편보다 풍성해져 많은 곡이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 싱어롱의 흥행을 기대하게 하는 지점이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전날 11만7730명을 동원하면서 누적 관객 1118만2800명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이미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겨울왕국2는 전편을 뛰어넘는 신기록을 매일 경신 중이다.

흥행에는 이채로운 스토리의 힘이 컸다. 전편 제작진이 총출동한 겨울왕국2는 1편에서 마무리된 서사를 잘게 쪼갠 후 더 큰 세계관의 퍼즐로 매끄럽게 포섭해내는 유려함을 보여준다. 엘사가 씩씩한 여동생 안나, 귀여운 눈사람 올라프, 듬직한 크리스토프, 그리고 순록 스벤과 함께 자신이 쓰는 얼음 마법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이 스펙터클하게 그려진다.

아이들의 애니메이션이었던 전편과 다르게 성인들이 봐도 깊은 텍스트가 됐다는 게 차이점이다. 신화적 테마가 추가돼 물, 불, 바람, 땅의 정령이 등장한다. 문명과 비문명, 환경과 발전의 관계 등 다양한 결로도 읽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여성 서사가 한층 강화됐는데, 엘사는 이제 치마를 벗어 던지고 거친 파도와 맞부딪친다. 사랑에 목매는 크리스토프와 달리 엘사와 안나는 자신의 삶을 향해 담대한 모험을 시작한다.

겨울왕국2 OST의 흥행도 이런 서사적 힘에 빚지고 있다. 11곡이 수록된 겨울왕국2 사운드트랙은 12월 둘째 주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이 이 차트 1위에 오른 건 1편이 이후 4년 만이다. 다만 렛잇고 만큼 강렬한 인상을 지닌 곡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렛잇고 등 겨울왕국 사운드트랙은 13주간 1위를 달렸다.

그럼에도 싱어롱 상영에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전편보다 사운드트랙이 한층 풍성해졌기 때문이다. 렛잇고를 불렀던 이디나 멘젤이 부른 엘사의 주제곡 ‘인투 더 언노운(Into The Unknown)’을 비롯해 ‘올 이즈 파운드(All Is Found)’ ‘쇼 유어셀프(Show Yourself)’ 등이 두루 사랑받고 있다는 게 전편과 가장 다른 점이다. 유튜브에서도 이런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인투 더 언노운 뿐 아니라 쇼 유어셀프를 커버한 영상들도 이에 버금가는 관심을 끄는 중이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겨울왕국2 흥행에 힘입어 극장가 비수기로 꼽히는 지난달 극장들의 전체 관객 수는 1860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싱어롱은 14일부터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극장에서 2D 자막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다. 작품 속 OST 7곡을 따라 부를 수 있게 영문 가사가 삽입된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