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브라볼 정찰기는 동해상 비행
‘잠수함 탐지’ 美초계기도 정찰비행
북한이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크레인 등 장비를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이곳에서 엔진 연소 시험을 한 후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서해 인근의 동창리 시험장에서 도발할 듯 액션을 취한 뒤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는 성동격서(聲東擊西)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12일(현지시간) 동창리 시험장에서 길이 10m의 트럭 등이 포착되는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트럭은 수직엔진시험대 인근 연료·산화제 저장고 옆에서 포착됐다. 지난 11일 동창리 시험장을 찍은 상업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다.
38노스는 시험장에서 크레인으로 추정되는 물체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정찰위성을 날리기 위한 부품이나 추진체를 트럭으로 운반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위성사진의 해상도가 낮아 북한의 의도를 확실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군 관계자는 13일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주요 시설에 대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2012년 12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인 ‘은하 3호’를 발사하기에 앞서 평양 산음동 미사일 공장에서 미사일 동체를 화물 열차에 실어 동창리 시험장으로 수송하는 움직임을 포착한 바 있다.
북한이 동창리 시험장에서의 발사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내비치면서 SLBM 시험발사를 비롯한 예상치 못한 도발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이날 항공기 이동을 추적하는 민간 트위터 계정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해군의 해상초계기 P-3C가 한반도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P-3C는 북한의 잠수함 기지 주변과 잠수함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다.
또 가데나(嘉手納) 주일 미군기지에서 뜬 미 공군의 RC-135S ‘코브라볼’ 정찰기는 이날 동해 상공에서 비행했다. 고성능 전자·광학 장비를 갖춘 이 정찰기는 세계에서 미군만 3대를 운용하는 것으로, 탄도미사일의 전자신호와 궤적을 추적할 수 있다.
미군의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비해 연일 정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날 미 공군의 지상감시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스’를 한반도 상공에 띄웠으며, 지난 11일에는 첩보위성급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를 통해 대북 정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RC-135W ‘리벳 조인트’ 정찰기는 지난 9일과 11일에 정찰비행을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