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길이 10m짜리 트럭과 크레인으로 추정되는 물체 등이 포착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최근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던 곳이다.
38노스는 새 상업위성사진에 포착된 서해위성발사장을 살펴본 결과 수직엔진시험대 인근의 연료·산화제 저장고 옆에서 길이 10m의 트럭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어 크레인으로 추정되는 물체도 인근에서 발견됐지만 해상도가 낮아 정확한 분석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엔진시험대 서쪽의 관측시설에서도 차량이 한 대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럭과 차량 등의 구체적 활동, 목적 등에 대한 분석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북한의 추가 대미압박 행보와 연관됐을 수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8일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으로 불리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미국, 일본 등 각국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로켓엔진 시험이 이뤄진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폐기를 약속한 곳이기도 하다. 북한은 같은 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발사장의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관련국 전문가 참관하에 영구 폐기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38노스는 또, 이미 폐쇄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차량과 사람의 이동 흔적이 관찰됐다고 주장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역시 북한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지난해 5월 폐기한 곳으로, 북한은 미국에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단을 약속한 상태다.
앞서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에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가 빠른 속도로 재건되는 모습이 포착됐었다. 당시 북한이 회담 결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실제 무력시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