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독무대다.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완전히 장악했다.
보라스는 최근 사흘 연속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원소속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역대 투수 최고액인 7년간 2억45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끌어냈다.
또 11일에는 올 FA시장에서 최대어로 평가되는 게릿 콜이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와 9년간 무려 3억24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전날 스트라스버그가 세운 투수 최고액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콜의 평균 연봉은 3600만 달러로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역대 최고액이다.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은 올 3월 LA 에인절스와 12년간 4억265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마이크 트라우트이지만 평균 연봉은 3544만 달러로 콜에 뒤진다.
그리고 12일에는 야수 최대어로 불리는 앤서니 렌던이 에인절스와 7년간 2억45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게 했다.
보라스가 사흘간 맺은 계약 액수는 무려 8억1400억 달러(한화 약 9천655억원)이다. 지난주 보라스의 또 다른 고객인 마이크 무스타커스가 신시내티 레즈와 4년간 체결한 6400만 달러를 보태면 올 스토브리그 보라스의 계약금은 8억7천800만 달러에 이른다.
아직도 보라스의 고객은 남아 있다. 보라스의 고객리스트에는 투수인 류현진과 댈러스 카이클, 외야수 니콜라스 카스테야노스 등 굵직한 선수들이 남아 있어 올 겨울 총 계약액 10억달러 돌파도 가시화되고 있다.
보라스의 남은 고객 중 가장 거물은 류현진이다.
콜과 스트라스버그 영입전에서 밀린 구단들은 류현진과 매디슨 범가너, 댈러스 카이클 등 대어급 투수들에게 눈을 돌린다.
MLB닷컴은 13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가 FA 류현진에게 관심을 보인다”라며 “류현진은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류현진은 올해 개막전 선발,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고 사이영상(2위)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투표(19위)에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은 2013년부터 LA 다저스에서 뛰었다. 160이닝 이상을 던진 건 2013년과 2019년, 두 시즌뿐”이라고 내구성을 지적하긴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올해 29경기에 등판해 182⅔이닝을 던지며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올랐다. 건강에 대한 걱정은 크게 줄었다.동시에 대형 계약의 꿈도 자란다.
현지 언론이 3년 5천500만∼6천만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던 류현진의 계약 규모도 더 커질 수 있다. 류현진 영입을 노리는 팀이 늘어날수록 보장 기간과 금액도 커진다.
당초 류현진은 부상 경력과 나이 탓에 몸값이 평가절하되는 분위기였지만 보라스가 일으킨 FA 태풍 덕에 상승 기류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류현진에게 꾸준한 관심을 표명하는 가운데 원소속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이웃 구단 에인절스도 계약 후보 구단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