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추징금을 내지 않으면서 ‘황제골프’를 치며 논란을 빚었던 전두환(88)씨가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지 40년 되는 날인 12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1인당 20만원 상당의 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근신하고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전두환씨가 12·12 당일에 서울 강남의 한 중식당에서 1인당 20만원짜리 기념 오찬을 했다”고 밝혔다.
12·12 군사반란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세력이 최규하 대통령의 승인 없이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 정병주 특수전사령부, 장태완 수도경비사령부 사령관 등을 강제로 체포하며 군사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보안사령관이던 전씨는 12·12 쿠데타로 군부 권력을 장악하고 정치적인 실세로 등장했다. 이후 1980년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무력 진압한 뒤 그해 9월 대통령에 취임했다.
임 부대표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11시10분쯤 아내 이순자씨와 함께 고급세단을 타고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나와 압구정동의 한 고급 중식당에 갔다.
이후 샥스핀과 함께 메뉴에도 없는 고가의 요리를 추가로 주문해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만찬 자리엔 12·12 사태를 함께 일으킨 최세창 당시 3공수여단장과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2시간 정도 이어진 오찬에서 이들은 와인을 마시면서 건배사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대표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참석자들에게 직접 다가가 “12·12를 상징하는 오늘 자숙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느냐. (오늘 오찬이) 부적절하지 않냐”고 물었으나 한 동석자가 임 부대표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제지했다.
임 부대표는 “더이상 우리 사회와 정치권이 전두환에 대한 용납과 용인을 즉각 중단하고 광주학살 책임과 5공 독재 반성을 단 한마디도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해 이제는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씨는 군사반란·내란죄로 사형을 선고 받은 바 있고, 법원 추징금도 1020억원 이상 납부를 안 하고 버티고 있다”며 “세금 31억원과 서대문구 지방세 15억원 등 고액 세금도 납부하지 않는 상태에서 골프장에서 황제골프를 하고 고가의 식당에서 기념 만찬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즉각 전두환에 대한 구속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