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IP의 힘’… 리니지2M, 불패신화 한 획

입력 2019-12-13 02:44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이 매출 최상단에서 고공행진을 하며 ‘리니지 IP=흥행보증’ 공식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은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른 데 이어 나흘 뒤 구글플레이 매출 1위 자리까지 꿰차며 양대 마켓 정상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 2017년 6월 출시된 ‘리니지M’이 30개월여 동안 철옹성같이 지켜온 1위 자리를 리니지2M이 가볍게 탈환하면서 “리니지를 이길 건 리니지밖에 없다는 우스갯말이 증명됐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리니지2M은 출시 전부터 화제를 낳았다. 지난 9월 5일 시작된 리니지2M 사전 예약은 738만명이 참여하며 국내 사전예약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일각에서는 리니지2M 출시로 리니지M 이용자가 신작에 이주하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IP, 같은 장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앱 시장 조사 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 4일 발표한 모바일 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리니지2M 출시 후 리니지M의 이용자 수와 총 사용시간의 감소 폭은 미비했다. 아울러 12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부문에서 리니지2M과 리니지M은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리니지 간 이용자 분산’의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PC 에뮬레이터의 활성화로 동시에 여러 게임을 실행 가능한 것 또한 호재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2M이 새로운 이용자층을 흡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 '퍼플'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리니지2M은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엔씨는 PC에 최적화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퍼플(PURPLE)’이라는 별도 플랫폼을 마련했다. 리니지2M은 PC에서 가동해도 큰 거부감이 없는 높은 그래픽 품질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씨는 지난 9월 간담회에서 기존 모바일 게임의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4K UHD(Ultra-HD)급 풀 3D 그래픽 구현을 공언했다. 엔씨 관계자는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리니지2M의 그래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리니지2M은 전통 MMORPG의 특징은 고스란히 담았다. 실제 다수의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전투를 벌이는 콘텐츠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 전쟁과 전투의 매끄러운 처리를 위해 국내 3D MMORPG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충돌 처리 기술’을 도입한 게 대표적인 예다. 충돌 처리는 캐릭터와 몬스터 등이 각자의 공간을 보유해 서로 겹치지 않되 부딪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 지형과 인력 배치 등을 활용한 전략과 전술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대규모 전투를 고려한 폭넓은 시야도 특징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8일 진행된 ‘리니지2M 미디어 설명회’에서 김남준 개발실 PD는 “주변 시야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그래서 쿼터뷰를 넣었다. 2D 게임처럼 보이는 쿼텨뷰를 지양했다. 생각보다 훨씬 먼 시야를 보며 전황을 넓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용자 스펙에 따라 30여 종의 ‘월드 보스’도 구현되는 등 콘텐츠에도 많이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리니지2M_아이템_오브.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는 리니지2M의 높은 사전 참여율을 고려해 서버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게임 출시 후 이용자가 몰리며 어마어마한 트래픽이 발생했지만, 오픈 직후 서버 과부하로 흔히 나타나는 ‘출시 대란’은 없었다. 김환 리니지2M 개발실TD는 “동접이 3만 명 정도 되는 서버를 만들었다. 이는 MMO 역사상 최고 기록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서버 관리에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