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 교수, 여대생 등 다수 여성들과 성추문 ‘해임’

입력 2019-12-12 17:19
여러 명의 여성과 동시에 교제하다 들통난 교수를 해임한다는 내용의 베이징대 통지.

중국 베이징대학 교수가 동시에 여러 여성과 동시에 교제를 하다 들통나 해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중국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12일 중국청년보 등에 따르면 따해 베이징대학은 펑런제 교수가 학생과의 결혼을 포함해 동시에 여러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제보를 조사한 뒤 그의 교원 자격을 취소하고 해임했다.

대학 측은 “펑 교수가 교사 윤리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베이징대는 윤리 위반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계속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펑 교수는 2015년 베이징대학 베이젱국제수학연구센터에서 조교수와 박사 지도 교수로 재직해왔으며 여러 차례 주요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일 그가 여러 명의 여성과 동시에 교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폭로됐다.

류모씨(여)는 웨이보에 “펑교수가 대학생과 기혼여성 등 수많은 여성과 동시에 사귀며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유혹해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며 그와의 대화내용이 담긴 위챗 내용과 사진, 펑씨의 결혼증서 등을 공개했다.

류씨는 “인터넷에 폭로하기 전에 베이징대에 우편으로 알렸다”며 “펑 교수와 사귀는 다른 여성들에게 그의 해악을 알리기 위해 폭로했다”고 말했다. 그는 펑 교수가 속인 여성들에게 사과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류씨의 폭로에 대해 펑 교수 측은 대부분 내용이 허위라며 경찰에 고소했고 변호사도 선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측은 교내 도덕기율위원회 논의를 거쳐 펑 교수의 교수직 박탈을 결정했다.

베이징대에서는 지난해에도 이 학교 졸업생이 과거에 있었던 성폭력 사건을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캐나다에 사는 리유유는 중국 인터넷에 지난해 4월 ‘선양 교수를 고발한다’는 글을 올렸다.

1996년 당시 베이징 대학에 재직하던 선 교수가 제자인 가오옌을 학업 상담 등의 명목으로 성추행했고, 가오옌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주변에 털어놓은 뒤 괴로워하다 1998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리유유의 폭로에 이어 가오옌의 옛 친구들도 성폭력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등 ‘미투’ 운동으로 확산되자 베이징대는 사건 재조사에 착수했고, 선 교수가 재직중인 난징대도 ‘무관용’을 강조하며 조사에 들어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