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가 서울의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객 쇼핑 특구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대구시는 12일 한국관광공사, 로드시스템, 글로벌텍스프리 등과 함께 즉시 환급형 사후면세점 확충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국내 환급창구운영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 설명회와 공모를 실시한 후 글로벌텍스프리와 로드시스템을 운영사로 선정했다.
협약에 따라 대구시는 다음 달 말까지 동성로 일대에 즉시 환급형 사후면세점 100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협약 기관들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동성로 사후면세점을 함께 홍보한다. 또 외국인 관광객 응대 안내서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 직원 대상 교육도 시행할 계획이다.
사후 면세제도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후면세점에서 3만원 이상의 물건을 구입할 경우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환급해주는 제도로 즉시 환급과 사후 환급으로 나뉜다. 사후면세점에서는 건당 30만원 미만, 총 100만원까지 매장에서 별도 환급 절차 없이 면세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별도의 환급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대구시는 동성로 CGV 대구한일점과 옛 중앙파출소 사이에 ‘사후면세점 특화 거리’를 조성했다. 현재 87곳의 상점이 사후면세점으로 등록돼 있으며 사후면세점 거리 홍보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과거 동성로는 액세서리점, 의류점, 잡화점, 음식점 등 다양한 상가들이 밀집돼 있어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대구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청년인구 감소와 새로운 상권 등장으로 빈 점포가 늘어나는 등 인기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구시는 동성로 상권 부활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사후면세점 특화 거리를 조성했다. 쇼핑 편의를 위한 시내환급창구(텍스리펀드 키오스크)도 반월당역 부근 현대백화점 등에 설치돼 있다.
대구시는 가맹 점포를 200개 이상 늘려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다양한 품목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동성로가 쇼핑하기 좋은 곳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기 좋은 동성로를 만들어 상권이 부활하면 다시 지역 젊은이들이 찾아와 대구 중심지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후면제점을 확충해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등 분위기를 바꿔 동성로를 서울의 명동처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