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일부 의원들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해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바닥에 스티로폼 돗자리를 깔고 이불을 덮은 채 누워 농성을 이어간 이들은 이틀째를 맞은 12일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농성장인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안 날치기 처리는 일종의 발맞추기 예행연습이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도 이렇게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예고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은 전날 오후 7시부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황 대표는 농성 시작을 알리며 “좌파독재 완성을 위한 의회 쿠데타가 임박해 있다. 여기서 한 걸음이라도 물러서면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곳 로텐더홀을 마지막 보루로 삼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며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와 의원들은 농성장 바닥에 스티로폼 돗자리를 깔고 작은 책상을 놓고 앉아 농성을 시작했다. 또 붉은색 글씨로 ‘나를 밟고 가라!’라고 쓴 플래카드를 바닥에 깔았다.
이불과 침낭 안에 들어가 눕기도 했다. 낮에는 연좌 농성을 벌이고, 밤에는 이같은 방법으로 자리를 지키며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12일 아침에는 황 대표와 김성태 의원이 이부자리에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