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연탄 2만여장을 남몰래 기부하는 이가 17년째 선행을 이어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 덕선(이혜리 역할)이네 집을 따뜻하게 덥힌 추억의 난방 연료다.
12일 충북 제천시에 따르면 이 익명의 기부자는 지역 연탄제조업체가 제조한 연탄 2만장 보관증을 제천시청 사회복지과 팩스로 보내왔다. 기부자는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와 “연탄 보관증을 보낼 테니 제천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 달라”는 당부도 남겼다.
이 기부자가 처음 연탄을 몰래 내놓은 것은 지난 2003년이다. 1만5000장씩을 기부하다 최근 2만장으로 그 양을 늘렸다고 한다. 올해 기준 연탄 한 장에 700원쯤 하기에 그의 기부액은 14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시는 취약 계층에 이 연탄을 전달해왔다.
그는 연탄제조업체에 자신의 신분을 절대 누설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 관계자는 “팩스나 전화 모두 발신지가 연탄제조업체여서 기부자를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