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뺀 벤투호, 진땀 뺀 홍콩전

입력 2019-12-11 21:48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김보경(흰 유니폼 10번)이 11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홍콩과 가진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1차전에서 공을 경합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대표팀이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홍콩을 상대로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2골만 수확하고 승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1차전에서 전반 45분 미드필더 황인범의 프리킥 선제골, 후반 36분 미드필더 나상호의 추가골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41위. 홍콩은 139위의 약체다. 한국은 이 경기에 앞서 20승 5무 2패를 기록할 정도로 홍콩을 통산 전적에서도 압도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 등 유럽파를 차출하지 않고 아시아·북미 리그 소속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한국은 홍콩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슛은 홍콩 골문을 빗나갔다. 원톱으로 세운 공격수 김승대가 전반 36분 부상을 당해 들것에 실려 나가는 악재도 있었다. 이정협은 김승대를 대신해 투입됐다.

한국은 전반 45분 홍콩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황인범의 오른발 직접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나상호는 후반 36분 김보경의 크로스를 머리로 밀어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6개월 넘게 민주화 시위를 펼치고 있는 홍콩에서 한국으로 찾아온 원정 응원단은 경기를 앞두고 중국 국가 ‘의용군 행진곡’이 연주되자 그라운드를 등지고 야유하는 식으로 반중(反中) 정서를 드러냈다. 홍콩은 FIFA 회원국으로 승인돼 별도의 국기를 사용하지만, 국가 연주에서 ‘의용군 행진곡’을 채택하고 있다.

홍콩축구협회는 2015년 9월 카타르와 가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 때 국가 연주에 터진 야유가 정치적 행위로 판단돼 FIFA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