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대북대표 이달 방한, 北접촉 시도”… ‘연말시한’ 전 해결모색

입력 2019-12-11 20:39 수정 2019-12-11 20:44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 사진=AP연합뉴스

미 국무부 2인자가 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이달 한국을 방문해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북한 측과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교도통신은 11일 비건 대표가 이달 중순 일본 방문을 검토하고 있고, 방일에 앞서 한국을 방문해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비건 대표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로, 지난달 미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으로 지명됐다.

비건 대표의 북한 접촉 시도 보도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미 양국이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내고,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험’을 했다며 지난 2년간 중단했던 ICBM 도발 재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에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으로 맞대응했다.

교도통신은 비건 대표의 이번 순방에 대해 동맹인 한·일 관계가 여전히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한·미·일 연대를 강조하고,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지부진한 북·미 실무회담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건 대표의 북한 접촉이 이뤄진다면 지난 10월 스웨덴에서의 실무협상 이후 약 2개월 만에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과 미국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주말 사이 협상에서 비핵화 방식과 안전보장 및 제재완화 방안을 모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은 결려됐다.

교도통신은 비건 대표가 방한 때 청와대를 방문하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에서는 다키자키 시게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