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단어로 인칭 대명사 ‘they’(그들)가 선정됐다. 이 단어에 성 중립성을 담은 새로운 의미가 추가된 게 큰 이유다.
매년 올해의 단어를 발표해온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10일(현지시간) 2019년을 대표하는 단어로 ‘they’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이 단어의 온라인 검색 수가 지난해보다 313%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에밀리 브루스터 메리엄-웹스터 사전 수석편집장은 “대명사(Pronoun)는 ‘가다’ ‘생각하다’ ‘가지다’처럼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단어이지만 사전 사용자들에게는 무시돼 왔다”며 “지난 1년간은 사람들이 이 단어를 자주 접했고, 검색량도 극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they’ 검색량이 급증한 배경이 성 소수자(LGBTQ) 권리 운동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복수의 사람을 뜻하던 이 단어가 소수자 인권 운동의 결과 제3의 성(性)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단수 인칭 대명사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모델 오슬로 그레이스는 프랑스 파리 패션워크에서 스스로 제3의 성을 표방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패션잡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성적 정체성과 패션계 뒷얘기를 털어놔 관심을 끌었다.
제3의 성을 추구한다고 밝힌 영국 팝스타 샘 스미스도 SNS에 이같은 의미의 ‘they’를 의도적으로 계속 써 화제가 됐다. 또 다른 제3의 성 모델 아예샤 탄 존스는 지난 9월 구찌 쇼 캣워크 도중 침묵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 측은 “인칭 대명사처럼 가장 기본적인 단어가 가장 많은 검색어가 됐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영어에는 성 중립적인 단수 명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they’가 600년 넘게 써온 의미와 다르게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they’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라는 새로운 정의를 추가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의 단어 2위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하원 탄핵조사와 관련이 있는 ‘quid pro quo’(대가)가 뽑혔다. 이어 탄핵을 의미하는 ‘impeach’와 뉴욕 메트로 갈라에 오른 작품 제목 ‘camp’ 등도 검색량이 급증한 단어로 지목됐다.
지난해에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조사와 관련해 ‘justice’(정의)가 올해의 단어에 선정됐고 2017년에는 ‘feminism’(페미니즘) 2016년에는 ‘surreal’(초현실)이 각각 뽑힌 바 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