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캐릭터 펭수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를 넘어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10일(현지시간) “BTS보다 더 인기가 많다니?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왜 거대 펭귄 캐릭터 ‘펭수’에게 푹 빠져들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펭수를 집중 조명했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자들을 의미한다.
이 매체는 펭수에 대해 “허스키한 남성 목소리로 말하고 무표정한 얼굴에 키가 210㎝에 달한다”며 “기존 사회 규범에 무관심한 행동을 보이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남극에서 온 거대 펭귄 펭수는 BTS와 같은 글로벌 스타가 되길 원한다”며 “최근 조사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인기도 넘어섰다. 사람이 아님에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펭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고 한국 외교부 홍보 비디오에 등장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펭수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 수는 지난 6월 10만명에 불과했지만 6개월 만에 128만명을 넘어섰다.
앞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성인 2333명을 대상으로 ‘2019 올해의 인물’을 조사한 결과 펭수는 20.9%의 득표율로 방송·연예 분야 1위에 올랐다. 송가인(17.6%) BTS(16.7%) 장성규(9.1%) 등이 뒤를 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DC인사이드가 실시한 인기투표에서도 펭수는 18.6%의 득표율로 BTS와 유재석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SCMP는 “펭수는 사회적 금기와 규범을 거부하며 스스로가 슈퍼스타나 셀럽이 된 것을 자랑한다”며 “이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잘 볼 수 없는 모습으로, 기성세대 및 불평등한 사회에 불만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얻는 ‘접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기를 깨고 사회적 범주화를 거부하는 이러한 행동이 사회적 불평등을 감내하면서 계층 상승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한국의 불만 어린 젊은 세대를 열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펭수의 주 시청자층은 어린아이들과는 달리 구매력이 있다”며 “한국 산업연구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펭수는 한국의 차세대 문화 수출품으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