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눈 내릴 때 쓸어봐야…속시원히 말할 날 올 것”

입력 2019-12-11 11:46
송철호 울산시장이 1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2020년 국가 예산 확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철호 울산시장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청와대 하명 수사 사건 관련 “시민들에게 속 시원히 말씀드릴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송 시장은 1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울산시 국가 예산 확보 기자회견에서 최측근인 송병기 경제부시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이어 “시민 여러분께 당부드린다”며 “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때를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가장 말단 졸병 생활을 할 때 최전방에서 깨달은 지혜가 있다”며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그것을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에서 공직선거법으로 송 시장을 고발한 데 대한 입장 등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다시 말씀드리는데 눈이 펑펑 내릴 때는 쓸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쓸면 거기에 또 눈이 쌓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송 시장은 “한 말씀으로 제 심정을 표현하겠다”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성경의 가르침이다”고 성경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9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관련 송 울산시장, 송 부시장, 장환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한국당은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난해 1월 울산시장 출마 예정이었던 송 시장과 그의 측근인 송 부시장이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소속이었던 장 전 선임행정관을 만나 ‘울산 공공병원 건립’ 공약을 함께 만들었다고 의심한다. 이 과정에서 장 선임행정관이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협조하며 공무원의 정치 중립 위반 의무를 위반했고, 나아가 공공병원 설립 계획 등 공무상 정보를 유출했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이 만남을 두고 장 전 행정관은 지난 8일 국민일보에 “출마할 사람인 줄 몰랐다. 만일 알았다면 부적절한 자리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출마 예정자의 공약을 논의한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을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