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3․잘츠브루크)이 ‘디펜딩 챔피언’인 잉글랜드 리버풀을 상대로 풀타임을 소화하고 생애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도전을 끝냈다.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강인(18)은 소속팀인 스페인 발렌시아의 극적인 16강 진출로 ‘꿈의 무대’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잘츠부르크는 1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최종 6차전에서 리버풀에 0대 2로 졌다. 최종 전적 2승 1무 3패(승점 7)로 E조 3위에 머물러 16강 진출이 불발됐다. 1994-1995시즌 이후 25년 만에 올라온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는 조별리그 6경기에서 막을 내렸다.
E조의 16강 진출 팀은 리버풀과 이탈리아 나폴리다. 리버풀은 4승 1무 1패(승점 13)로 선두, 나폴리는 3승 3무(승점 12)로 2위에 올랐다.
비록 잘츠부르크는 조기 탈락했지만 황희찬은 6경기에서 3골 3어시스트를 기록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UEFA 홈페이지에 기록된 출전 시간은 540분. 조별리그 모든 경기에서 정규시간 90분을 채우고 완주했다.
황희찬과 잘츠부르크의 투톱을 이룬 엘링 홀란드는 데뷔전 전반전 해트트릭, 5경기 연속 득점한 10대 선수로 UEFA 챔피언스리그 사상 최초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홀란드는 8골을 기록해 2위에서 득점 경쟁을 멈추게 됐다.
현재 득점 선두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다. 오는 12일 손흥민의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와 B조 최종 6차전을 앞둔 현재까지 10골을 넣었다. 뮌헨은 이미 16강 진출까지 확정해 레반도프스키의 골러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리버풀을 상대한 잘츠부르크의 투톱도 황희찬과 홀란드였다. 하지만 센터백 버질 반 다이크가 버티는 리버풀의 방어벽은 높았다. 황희찬의 돌격도, 홀란드의 득점 행진도 리버풀 포백라인에 가로막혔다. 리버풀은 후반 12분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 후반 13분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의 연속 골로 승부를 갈랐다.
황희찬의 질주는 조별리그에서 멈췄지만, 이강인은 부상만 회복하면 챔피언스리그 도전을 계속할 수 있다. 발렌시아는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라위프 아레나에서 열린 H조 최종 6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24분 나온 로드리고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네덜란드 아약스를 1대 0으로 격파했다. 이강인은 결장했다.
발렌시아는 당초 H조 3위였다. 이 승리로 최종 전적 3승 2무 1패(승점 11)를 기록해 잉글랜드 첼시와 승점과 골 득실차(+2골)까지 모두 같아졌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서 1위로 도약했다. 발렌시아는 첼시와 조별리그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발렌시아와 2위 첼시는 16강으로 넘어갔다.
챔피언스리그는 이제 14개 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조별리그 6경기를 모두 끝낸 ▲E조 리버풀·나폴리 ▲F조 바르셀로나(스페인)·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G조 라이프치히(독일)·올랭피크 리옹(프랑스) ▲H조 발렌시아·첼시가 16강 토너먼트 대진표에 들어가게 됐다.
오는 12일 6차전을 치를 나머지 4개 조에서도 ▲A조 파리 생제르맹(프랑스)·레알 마드리드(스페인) ▲B조 뮌헨·토트넘 ▲C조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D조 유벤투스(이탈리아)는 이미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C·D조 최종 6차전에서 남은 2장의 16강행 막차 티켓 경쟁이 펼쳐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