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까지 갖춘 ML행 러시’ 포스팅 7시즌 요건 완화 필요

입력 2019-12-11 08:58

올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 선수는 NC 다이노스 나성범(30) 정도였다. 스콧 브라스라는 유명 에이전트와도 계약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큰 부상을 입고 올해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 진출 얘기는 한동안 사라졌다.

메이저리그 관심도를 끌어올린 이는 SK 와이번스 김광현(31)이다. SK가 한국시리즈 진출마저 실패하면서 김광현의 ML행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과감히 메이저리그행을 요구했고, SK 구단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수용했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 김재환(31)이 지난 5일 말그대로 전격적으로 포스팅 시스템 도전 의사를 밝혔다. 예상밖이었다. 프리미어12 참가로 등록 일수 60일 혜택을 보면서 포스팅 참가 시즌 요건인 7시즌을 극적으로 채우면서다.

이번엔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24)마저 가세했다. 지난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020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공식 피력했다. 2014년부터 1군에서 뛴 김하성은 프리미어12 혜택 등을 합쳐 내년 시즌 7시즌을 채우게 된다.

이들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예비군이 풍부하다. 앞서 언급한 나성범은 내년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면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할 수 있는 7년을 채우게 된다.

아직은 잠잠하지만 KIA 타이거즈 양현종(31) 또한 내년 시즌이 끝난 뒤 움직일 공산이 크다. 그리고 아직 3년차 밖에 되지 않지만 키움 이정후(21)도 메이저리그행을 노릴만한 예비 전력이다.

국내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그러나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32)을 이을 선수들이 계속 나올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포스팅 시스템 자격 요건도 정비해야 한다. KBO 이사회는 지난달말 FA자격 취득 요건을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1년씩 단축했다. 그렇다면 포스팅 지원 요건도 기존 7년에서 6년으로 줄여나가는 게 맞다. 일본프로야구의 경우 1년만 뛰어도 포스팅 지원 자격을 준다. 샐러리캡을 비롯해 FA 기간 단축과 함께 포스팅 시스템 자격 요건 완화도 함께 논의할 시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