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어려운 이웃과 마음을 나누는 ‘얼굴 없는 천사’들의 기부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구세군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 마련된 한 자선냄비에 고액을 기부하고 신상을 밝히지 않은 채 사라진 시민이 2명이나 있었다.
오후 3시쯤 6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자선냄비에 조용히 봉투를 넣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후 구세군 측이 봉투를 열어보자 1억1400만1004원이 적힌 수표가 나왔다. ‘천사(1004)’를 의미하는 듯한 기부액이다.
같은 날 60대로 추정되는 또 다른 남성도 봉투를 자선냄비에 넣고 갔다. 이 봉투에서는 5만원짜리 40장, 총 200만원의 현금이 나왔다.
청량리역을 담당해온 구세군 봉사 담당자들은 “청량리역 자선냄비에서 이같은 고액 기부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세군 관계자는 “매년 익명으로 고액 수표를 기부하는 얼굴 없는 천사들이 계시다”며 “이런 미담 사례가 연말연시 국민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훈훈한 소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웃사랑을 위해 액수에 상관없이 더 많은 온정이 모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구세군은 지난달 29일부터 거리모금에 들어갔다. 올해는 자선냄비에 현금을 넣는 기존 방식 외에도 네이버페이나 제로페이 등을 통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스마트 자선냄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집중모금 기간 거리모금과 기업모금 등을 통해 구세군에 모인 금액은 총 27억6800여만원이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