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화이트섬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일어난 화산 폭발로 실종자 8명을 포함해 총 13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화산 관광’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1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번 뉴질랜드 화산 폭발과 지난 7월 이탈리아 남부의 스트롬볼리 화산섬의 폭발, 5년 전 일본 온타케 화산의 갑작스러운 분화 등에서 드러나듯 관광객들을 화산 분화구에 일상적으로 접근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언제든지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스트롬볼리 섬에서는 강력한 화산 분화로 연기와 돌덩이들이 공중으로 치솟으며 관광객 1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4년 9월 발생한 나가노현 온타케산 분화는 77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대형 참사를 낳았다.
텔레그래프는 과학기술 진보와 화산 관측의 진전으로 화산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으나, 화산 활동의 복잡성과 지표 아래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측정 한계 등으로 인해 화산 분화를 예측하는 것은 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희생자가 나온 최근 일련의 화산 분화들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소규모의 분화라도 분화구와 근거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텔레그래프는 또 지금은 용암 등을 내뿜는 화산 지형의 극적인 풍경을 보려는 인파들로 전 세계 화산의 정상 주변이 붐비지만, 많은 사회에서 화산은 신이 거주하는 신성한 곳으로 여겨져 등반이 금기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질랜드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광객들에게 화이트섬의 화산 탐사가 허용된 것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화이트섬 화산 관광업체인 ‘화이트 아일랜드 투어’의 폴 퀸 회장은 현지 방송에서 “(화산 탐사 관광 프로그램의 시행에 있어) 지질 관련 정부 기관인 GNS의 지침을 받는다. 화산의 불안정 정도가 온건부터 경계강화를 아우르는 ‘2단계’에 해당하면 관광객들을 화이트섬에 데려가고 있다”며 “사고가 난 어제의 등급도 2단계였다”고 해명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현재까지 5명의 사망이 확인됐으며, 실종자 8명도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와 관련, 사망자 중 3명이 호주인으로 여겨진다고 발표했다. 화산 분화 당시 화이트섬에는 호주를 비롯해 뉴질랜드,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이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